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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식탁으로 가는 ‘박향희 김’ 충북기업 해외로 날다<13> 한백식품(주)
작성자 : 관리자(halal@world-expo.co.kr)   작성일 : 17.02.23   조회수 : 14076
세계인의 식탁으로 가는 ‘박향희 김’
   
충북기업 해외로 날다<13> 한백식품(주)
2016.10.13 19:23 입력


강원도 원주에 살던 평범한 주부 박향희는 2002년 7월 아무 연고도 없는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김’을 굽기 시작했다. 3억 원에 이르는 남편의 빚을 떠안아야 했는데 이를 갚기 위해서는 월급을 받는 직장인보다 노점상을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굳이 청주로 오게 된 것은 단지 주변 사람들이 김을 팔기에는 청주의 전통시장이 좋다고 추천했기 때문이었다. 박향희는 이곳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다. 그리고 2008년 ‘박향희 구이구이김’으로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2002년 청주 육거리시장의 ‘1인 노점상’은 2016년 현재 55명의 직원을 둔 수출업체로 성장했다.


노점상에서 어엿한 수출기업으로


박향희 대표는 과거에 자신이 김과 관련된 사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처음 선택한 노점상 아이템은 ‘맥반석으로 구운 김’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박 대표는 자연스레 노하우를 축적해 나갔다. 박 대표가 만든 김은 금세 소문이 났다. 무엇보다 다른 김들에 비해 맛이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섭씨 400도에 달하는 맥반석에서 구운 김은 숯불이나 연탄에서 구운 김과는 차이가 났다. 숯불이나 연탄 위에서 구운 김은, 약한 불에서는 골고루 구워지는 대신 빨리 눅눅해졌고 센 불에서는 일부분만 타고 골고루 구워지지 않았다. 맥반석에서 구운 김은 손으로 여러 번 구워야 했지만, 이러한 단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여기에 박 대표만의 노하우와 양념이 더해지면서 점차 고객들에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08년 박 대표는 노점상 성공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박향희 구이구이김’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내수에 전념하던 박 대표에게 우연히 수출의 기회가 찾아왔다. 2011년 호주의 한 바이어가 박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한국에 방문해 박 대표의 김을 우연히 먹어본 바이어의 지인이 호주로 돌아간 뒤에 박 대표의 김을 추천한 것이다.


첫 수출은 소액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그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바이어의 요구 사항이 매우 까다로웠던 탓이었다. 박 대표는 까다로운 요구들을 군말 없이 처리했고 이후 수출액은 꾸준히 늘어 지금은 첫 수출액보다 6배가량 확대됐다. 박 대표는 “호주 바이어 스스로 자신의 요구사항을 아무 말 없이 처리한 업체는 우리가 처음이라고 했다”며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바이어와 가깝게 지낼 정도로 친해졌다”고 밝혔다.


해외전시회장에서 시식의 힘


첫 수출이 우연한 기회로 이뤄졌다면, 두 번째 수출은 실력으로 이뤄냈다. 2011년 롯데마트와 중소기업청이 중국 베이징에서 공동으로 진행한 ‘대한민국 우수상품전’ 공고가 났고 박 대표는 참가 신청을 했다. 중국 인민들에게 ‘박향희 김맛’을 선보일 기회를 잡은 것이다.


행사가 개최되기 하루 전날, 박 대표는 시식대 준비가 잘 됐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박 대표에게 시식은 마케팅을 위해 매우 중요했고 그런 만큼 미리 행사장을 살펴보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행사장에 도착하니, 시식회 준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밥을 해야 하는데 전기를 연결할 곳이 없었을 뿐더러 시식대조차 준비되지 않았다.


당장 박 대표는 마트 담당자를 만나 설득하기 시작했고 촉박한 시간 내에서도 시식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당시 함께 행사에 참가했던 다른 업체는 현지 준비를 맡았던 중국 업체를 그대로 믿고 있었던 탓에 시식회 당일에는 제대로 된 행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박 대표만이 사전에 준비가 돼 시식회를 온전히 열었으니 바이어의 관심은 김자반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두 번째 수출이 이뤄졌다.


이듬해인 2012년 박 대표는 ‘한라에서 백두’까지 라는 의미의 ‘농업회사법인 한백식품(주)’을 설립했다. 이전까지 개인 사업자였던 박 대표의 회사는 법인으로 등록하면서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한백식품은 2016년 현재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를 포함, 대만, 중국, 호주, 홍콩,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총 8개국의 나라에 김을 수출하고 있다.


제품경쟁력과 열정이 성공 비결


박 대표는 바이어의 마음을 얻는 비결로 제품 경쟁력을 꼽았다. 박 대표는 해외전시회에 참가하면 밥을 짓고 김자반과 함께 주먹밥을 만들어 자사의 제품을 직접 맛 볼 수 있도록 했다. 맛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였다. 전시회장에서 바이어와 깊은 대화가 오고가지 않아도 시식을 해보고 관심을 가진 바이어는 나중에라도 연락을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여기에 제품에 대한 열정까지 더해졌다. 한백식품은 최근 중국 현지 대형마트와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박 대표와 한백식품 직원들은 바이어와 미팅을 앞두고 있었는데 호텔에서 손수 밥을 지었고 바이어가 있는 본사로 찾아가 현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자사의 제품을 사용한 주먹밥을 돌렸다. 그 결과 현지 대형마트 62개의 매장을 특정해 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나아가 2016년 9월에는 중국 웨이하이에 첫 매장을 오픈하게 됐다. 박 대표는 “나뿐만 아니라 한백식품 관계자 모두 열심히 일한 결과”라며 “밥솥까지 들고 다니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바이어가 좋게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한백식품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4년 2억 원 규모에 달했던 한백식품의 수출은 지난해 많이 줄었는데, 올해 들어 다시 회복됐고 내년에는 더 많은 실적을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박 대표는 수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로 꾸준한 무역 공부를 꼽았다.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청 등 관련 유관기관의 모임에 참가해 수출 공부를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시행하는 농수산무역대학도 졸업했다. 이밖에 한국무역협회 홈페이지 등에서 해외시장 정보를 수시로 파악하고 충북해외마케팅시스템(cbgms.net)을 통해 충북도에서 진행하는 지원 사업도 정밀체크하는 등 무역에 대한 최신 정보를 참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무역업에 대해 잘 몰라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이런저런 고생을 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계속해서 무역 관련 모임에 나가 최신 정보를 파악하고 관련 종사자들을 만나다 보니 길이 보였고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할랄인증으로 할랄시장에도 도전


한백식품은 할랄시장에도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 할랄시장에서 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2016년 말레이시아 자킴(JAKIM) 할랄 인증을 취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엔 김이 스낵으로서도 인기가 많아 사업 전망도 밝다.


박 대표는 최근 수년간 해외전시회나 상담회에 적극 참가해 왔다. 대부분이 충북도와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의 지원을 받아 참가한 것들이다. 이런 전시회나 상담회에서 많은 바이어들을 만났고 ‘박향희표 김’을 선보일 수 있었다. 전시회나 상담회 참가 이후 시차를 두고 수출은 꾸준히 늘게 됐는데 이는 철저한 사후관리와 바이어 응대 덕분이었다.


박 대표는 “매년 계획을 가지고 해외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다”며 “김과 김자반은 영양가가 높고 맛도 좋으며 빠르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밥이 주식인 나라에서는 반찬으로 먹을 수 있고 밥이 주식이 아닌 나라에서는 맛있는 영양 간식으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목표에 대해 “한백식품의 제품인 김과 김자반을 전 세계인의 식탁에 올리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정재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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