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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_[新직업열전] “편견없다면 종교인이 아니어도 가능”…19억 무슬림 상대할 '할랄 전문가'
작성자 : 관리자(halal@world-expo.co.kr)   작성일 : 17.02.20   조회수 : 13332

[출처]조선비즈_원문바로가기

 

[新직업열전] “편견없다면 종교인이 아니어도 가능”…19억 무슬림 상대할 '할랄 전문가

 

지난 7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대경냉동식품의 수산물 가공창고. 주변에는 도로와 택지 개발이 한창이라 덤프트럭이 먼지를 날리며 연신 오갔다. 삭막한 풍경과 달리 165㎡(약 50평) 크기의 수산물 가공창고는 한눈에 봐도 깨끗한 신식 건물이었다. 이날 대경냉동식품은 지난해부터 약 4개월 동안 진행된 할랄 인증 절차를 완료하고 한국할랄인증원으로부터 할랄 인증서를 전달받았다.

할랄(Halal)은 ‘신이 허락한 것’이라는 뜻의 아랍어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는 일종의 인증이다. 육류 중에는 단칼에 정맥을 끊는 방식으로 도축한 양·소·닭고기를 할랄 식품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이 방식이 동물이 고통을 가장 적게 느끼게 한다고 믿는다. 채소, 과일, 곡류, 해산물은 제약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반대로 ‘신이 금지하는 것’을 뜻하는 하람(Haram)도 있다. 돼지고기와 알코올이 이슬람교에서 절대로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 하람이다. 돼지는 더러운 환경에서 사육되고 욕심이 많은 동물이라고 봐 식재료로 사용을 금지한다. 젤라틴 등 돼지의 부산물로 만든 제품도 사용이 금지된다. 알코올의 경우 사람들의 정신을 흐리게 하고 실수를 하게끔 만든다고 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대경냉동식품은 작년 5월 할랄 인증 기준에 맞춰 수산물 가공창고를 신축했다. 이후 작년 10월부터 수산물 가공 및 유통 과정에 대한 할랄 인증에 들어갔다.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우선 생산 시설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HACCP(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도 까다롭게 위생 환경을 점검하지만, 할랄 인증은 교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설물을 독립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주로 검증한다.

이 때문에 고등어와 갈치 등 수산물을 가공해 유통하는 대경냉동식품의 가공창고는 사무실이나 다른 기자재 보관 창고와 5~10m정도 떨어져 있었다. 재료를 가공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외부로부터 오염되거나 돼지고기나 알코올 등 이슬람 율법에서 금지한 것들과 섞이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진재남 한국할랄인증원 원장(할랄전문가)은 이날 인증서 전달에 앞서 다시 한번 가공창고 안에 할랄 인증을 받은 원재료만 있는지 꼼꼼히 살펴봤다. 진 원장은 “이 시설에서는 오직 할랄 인증을 받은 원재료만 사용할 수 있다”며 “포장이 완료된 제품도 하람과 섞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할랄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대경냉동식품이 취급하는 고등어와 갈치 등 수산물의 원산지를 살피고, 성분 분석을 통해 납이나 수은 등 중금속이 검출되는지 살폈다. 수입 수산물의 경우 방사능 검출 여부도 점검해 오염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진 원장은 “수산물은 썩지 않고 신선한 상태라면 할랄이기 때문에 하람과 섞이지만 않으면 이슬람 문화권에 문제 없이 수출할 수 있다”고 했다.

시설을 모두 살펴본 진 원장은 할랄 인증서와 현판을 이구영 대경냉동식품 대표에게 전달했다. 대경냉동식품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수산물 할랄 인증을 받았다. 이 대표는 “할랄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위생 인증과 같다는 생각에 할랄 인증 기준에 맞춰 생산 시설을 새로 지었다”며 “작년 연매출이 1억원 수준이지만, 오는 3월부터 할랄 인증 수산물을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 수출해 올해 약 1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할랄 인증에는 할랄 컨설팅 비용 약 2000만원, 할랄 인증 심사 비용 약 1500만원이 들었다. 대경냉동식품 직원들은도 한달 동안 할랄 관련 교육을 받았다. 이 대표는 “할랄 인증 제품을 취급하는 직원들은 모두 할랄 전문가 교육을 받아 수출 국가 무슬림들의 신뢰도를 높이려 했다”고 했다.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새로운 성장 먹거리로 할랄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중동 국가들의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전 세계가 무슬림의 소비를 잡기 위해 할랄 인증에 나선 것이다. 식품업체 뿐만 아니라 제약·화장품 업체, 호텔까지 나서 할랄 인증을 받고 있다. 기업들은 약 19억명 인구의 이슬람 문화권에 진출하기 위해 앞다퉈 ‘할랄전문가’를 찾고 있다. 국내에는 할랄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인력이 부족해 현재까지는 할랄전문가의 전망이 밝다.

◆ 식품 뿐만 아니라 의약품·화장품·관광 산업에도 적용되는 할랄

흔히 할랄은 ‘돼지고기를 멀리하라’는 등 음식과 관련된 율법으로만 알려졌다. 그러나 식품을 넘어 의약품과 화장품, 생산 시설, 호텔, 관광 등 모든 산업 전반에 적용된다.

예를 들어 피부에 직접 접촉되고 흡수될 수 있는 화장품의 원재료는 할랄 기준에 맞아야 한다. 또 약의 연질캡슐은 돼지 젤라틴 등 동물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성분으로 만들어야 한다. 할랄 제품들은 하람과 같은 곳에서 생산 돼서는 안되기 때문에 건축 부문에도 적용된다. 무슬림들은 이슬람 사원이 갖춰진 호텔에서만 묵어야 하며, 내부 자재에도 하람이 없어야 하는 등 관광산업과도 연관이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할랄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1조8900억 달러(2268조원)이다. 2021년까지 약 3조 달러(3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2010년 16억명이었던 이슬람 인구는 2020년에는 약 19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에는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무슬림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할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는 식품이다. 할랄 식품은 2015년 기준 전 세계 식품 시장의 11.7%(약 1조173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식품시장에서 중국은 약 8540억 달러, 미국 7710억 달러, 일본 3800억 달러인 것과 비교해 할랄 식품 시장의 규모는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할랄 식품 시장이 매년 8.5% 증가해 2021년 1조914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식품 뿐만 아니라 할랄 의류 시장 규모도 2015년 2430억 달러(전 세계 의류시장의 약 11%)에서 2021년 36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할랄 관광 시장은 같은 기간 1510억 달러에서 2430억 달러로, 의약품은 780억 달러에서 1320억 달러, 화장품은 560억 달러에서 81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할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국가는 태국과 호주, 말레이시아가 대표적이다. 태국은 인구의 90%가 불교 신자이지만, 2020년까지 세계 5위의 할랄 상품 수출국으로 도약할 계획을 짜고 할랄 인증 제품을 생산 중이다. 호주는 정부가 주도해 약 70개의 도축장에 대해 할랄 인증 관리를 해주는 할랄 육류시장 선도 국가다. 호주는 2013년 4억 호주달러(약 3500억원)의 할랄 소고기를 수출했다. 말레이시아도 정부가 주도해 할랄 인증 사업에 나서고 있고, 2013년 100억 달러의 할랄 식품을 수출했다.

네슬레, 맥도날드 등 다국적 기업들은 일찌감치 할랄시장에 진출했다. 네슬레는 전 세계 150여개 공장에서 약 300개의 할랄인증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2015년 네슬레의 할랄 인증 제품 매출은 6조8000억원을 기록했고, 전 세계 네슬레 공장 468곳 중 34%(159곳)가 할랄 전용 공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할랄 산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2014년 133개 업체 404개 품목이 할랄 인증을 받았고, 2015년 167개 업체 501개, 작년 11월 말 기준 국내 224개 업체가 743개의 품목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농심은 2011년부터 부산 공장에 할랄 인증 제품 전용 시설을 갖추고 ‘할랄 신라면’을 생산해 말레이시아 등 4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2011년 말레이시아에서 학교급식 전용 우유에 대한 할랄 인증을 받았고, 치킨프랜차이즈 교촌은 2014년 미국에서 소스류 3종을 할랄 인증받았다.

◆ 할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반드시 받아야하는 ‘할랄 인증’

할랄 인증은 할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일종의 ‘티켓’ 역할을 한다.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이 이슬람 문화권에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할랄 인증이 없다면 이슬람 문화권에 진출조차 할 수 없다.

이슬람 교육에서는 ‘의심되는 것은 소비하지 말라’며 강력하게 권장하고 있을 정도로 할랄 인증은 무슬림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접할 수 있는 생활 용품들은 대부분 할람이기 때문에 굳이 이를 살필 필요가 없다. 그러나 비이슬람 국가에서 무슬림들은 먹는 것부터 입는 것, 생활하는 공간 등 접하는 모든 것을 할랄 기준에 맞는지 하나하나 살펴야 한다.

무슬림들은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 할랄 인증 마크를 반드시 살펴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무슬림 중 89.1%가 식품 구매시 할랄 인증 마크를 확인한다. 할랄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88.6%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식품을 사기 전에 유통기한을 확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슬림들은 할랄 인증마크를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각 이슬람 문화권 국가들은 할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증기관을 두고 할랄 인증을 해주고 있다. 할랄 인증 기관은 2011년 기준 전 세계에 300개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이슬람종교단체가 인증하지만, 정부가 직접 주도하는 곳도 있다. 할랄 인증 방법은 이슬람법을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다르다. 국제적으로 통일된 할랄 인증 기준이 없어 각국에서 고유 인증기준을 만들어 사용한다.

대표적인 할랄 인증 기관으로는 말레이시아의 자킴(JAKIM), 인도네시아 무이(MUI), 아랍에미리트(UAE)의 에스마(ESMA), 싱가포르의 무이스(MUIS)가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자킴과 무이의 할랄 인증이 통용된다. 무이나 무이스는 해외에 인증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마케팅 사무소를 통해 인증 업무를 진행한다.

한국의 경우 할랄 인증 기관이 잘 알려지지 않아 할랄 컨설팅 업체를 통해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받았다. 이렇게 인증 받은 제품들은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의 할랄 인증 로고를 부착돼 판매된다. 컨설팅 업체를 통할 경우 컨설팅 및 인증 비용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할랄 인증 심사를 위해 온 할랄 심사위원의 체류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한국 내 할랄 인증 기관은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와 한국할랄인증원 두곳이 운영 중이다. KMF는 자킴, 무이스와 교차 인증 협약을 맺고 있어 이들 국가의 할랄 인증 로고를 부착한다. 한국할랄인증원은 작년 6월 이슬람회의기구(OIC) 산하 이슬람국가표준기준도량기구(SMIIC) 인증을 통해 만들어졌다. 전 세계 60여개 국가로 수출할 수 있는 ‘코리아할랄로고’를 붙일 수 있다.

할랄 인증은 상품 원료나 생산 과정에 하람이 섞여 오염되는 일이 없는지, 할랄 도축 방식이 적용되지 않은 동물 성분이 함유되지는 않았는지 등을 현장 실사를 통해 심사한다. 보통 할랄 인증 취득까지 3~4개월이 걸린다. 할랄 인증을 받았더라도 보통 2년마다(KMF는 1년)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 진재남 원장은 “한국할랄인증원의 경우 처음 인증서 발급 후 3~6개월동안은 계속해서 할랄 인증 기준을 잘 지키는지 심사를 한다”며 “도중에 할랄 인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인증서를 회수 한다”고 했다.

◆ “할랄 전문가는 실무 경험이 중요”…이슬람교 개종 필요하기도

할랄 전문가는 따로 자격증으로 규정된 직업이 아니다. 이슬람 율법에 정통하고 이슬람 문화에 정통한 이들이 전문가로 불린다. 대부분 이슬람 종교인들이 할랄 전문가로 활동한다. 그러나 한국처럼 이슬람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국가에서는 할랄에 대해 교육을 받은 이들을 할랄 전문가로 본다.

할랄 전문가 교육은 초급, 중급, 고급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초급 과정은 할랄에 대한 기본 교양을 익힌 수준이다. 한국할랄인증원 등 할랄 관련 기관에서 약 2~3일 동안 교육을 받으면 초급 과정을 마쳤다고 볼 수 있다. 할랄 인증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종사자들이 주로 초급 과정 교육을 받는다. 초급 과정이더라도 할랄 인증을 유지할 수도록 설비를 관리하는데 충분하다. 진재남 원장은 “이슬람 문화권 국가의 기업들과의 교류시 초급 과정 이수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중급 과정부터는 이슬람 율법과 문화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춰야 한다. 초급 과정을 이수한 후 약 한달 동안 더 교육을 받는다. 이후 3~6개월 동안 실무 경험을 쌓아 중급 할랄 전문가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 이들은 할랄 인증 심사를 할 때 생산 설비나 원재료들이 할랄인지 하람인지 구분해주는 등 전문위원으로 활동을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중급 과정에 올라선 이들부터 할랄 전문가로 보고 있다.

고급 과정 할랄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이슬람교로 개종해야 한다. 이들은 할랄 인증 결정을 내리는 심사위원 자격을 얻는다. 할랄에 정통해야 하고 이슬람종교 지도자인 이맘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할랄 인증 경험이 풍부한 할랄 전문위원 만이 고급 과정에 도전할 수 있다. 할랄 심사위원 자격은 평생동안 유지된다. 국내에는 20명 미만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랄 전문가의 업무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할랄 전문가는 할랄 인증 기관에서 이슬람 율법에 따라 할랄과 하람을 구분하는 전문위원 혹은 심사위원 업무를 하거나, 할랄 인증에 나선 기업들의 컨설턴트 역할을 한다.

할랄 전문위원으로 할랄 인증 기관에 취업할 경우 한달 300만원 이상 받을 수 있다. 문필선 한국할랄인증원 전문위원(R&D매니저)은 “할랄 인증을 받는 기업들의 생산 시설을 돌아다니며 할랄 기준에 맞는지 점검하고 개선 사항을 조언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전문위원급의 할랄 전문가들이 부족한 상황이라 지식과 경험을 쌓으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할랄 심사위원이 되어 직접 심사에 나갈 경우 인증 건당 수입을 올릴 수 있다. 한달에 적게는 100만원, 많게는 1000만원 이상도 가능하다. 진재남 원장은 “심사위원은 평생 독립적인 활동을 할 수 있어 부지런하면 수입을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며 “국내 심사위원 자격을 갖춘 할랄 전문가가 거의 없다시피해 인력 수급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할랄 인증 컨설턴트는 할랄 관련 상담, 할랄 제품 생산 관리, 할랄 인증 프로세스 진행, 할랄 R&D, 할랄 인증 심사 지원, 할랄 교육 등을 한다. 국내 및 해외 컨설팅 업체에 취업할 경우 한달에 300~5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프리랜서로도 활동할 수 있다.

◆ “이슬람에 대한 편견 없어야”…”국내 할랄 전문가 수요 늘 것”

전문가들은 할랄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우선 이슬람 문화에 대한 편견이 없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슬람 문화는 종교적인 율법이 행동의 절대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문화적 반감이 있으면 활동이 불가능하다. 이슬람교에 거부감이 없다면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할랄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김원숙 할랄 심사위원은 “할랄 전문가에 도전했다가 부정적인 인식을 깨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며 “할랄 전문가가 되는 첫걸음은 이슬람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등 외국어를 잘하고 사교적인 성격이라면 도움이 된다. 이슬람 문화는 집단주의 문화의 성격이 강한데, 사업 파트너와 가족이나 친구와 관련된 사소한 이야기도 서스름 없이 나누기도 한다. 많은 대화를 나누며 상대방의 진실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일상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어학 능력을 갖췄다면 할랄 전문가 활동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다.

식재료나 식품 위생 관련 지식이 풍부하면 중급 이상 과정까지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진재남 원장은 “할랄 식품 성분을 분석할 때 많게는 수백 개의 성분을 조사하고 구분할 때도 있다”며 “식품 원재료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면 유리하다”고 했다.

국내를 찾는 무슬림 관광객이 늘면서 국내 할랄 전문가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2일 "지난해 한국을 찾은 무슬림 관광객은 98만명으로 전년(74만명)에 비해 30% 넘게 증가했다"며 "올해는 110만명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UAE, 사우디 등 중동 의료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일본 관광객 수에는 못미치지만, 1인당 지출액은 2014년 중국인 의료 관광객 평균 지출(181만원)보다 훨씬 많다. UAE 관광객은 1인당 1771만원을 지출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기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할랄 인증을 받은 식당은 전국 10여곳에 불과하고, 이슬람 기도실은 20여곳 뿐이다. 기도실을 갖춘 호텔은 찾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무슬림 관광객들은 이태원·남이섬 등 식사와 기도 시설을 갖춘 일부 관광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진재남 원장은 “무슬림들을 위한 국내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다”며 “할랄 인증에 나서는 업체마다 할랄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일자리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전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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