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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_[칼럼]할랄화장품으로 중동시장을 선점하라
작성자 : 관리자(halal@world-expo.co.kr)   작성일 : 17.02.07   조회수 : 5704

할랄화장품으로 중동시장을 선점하라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제재가 새해 벽두부터 잇따랐다. 지난 1월 3일, 중국이 수입허가 불합격으로 반품조치를 내린 28개 화장품 품목 가운데 무려 19개가 한국산이란 소식이다. 중국이 보복성 제재를 가하리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그간 중국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해 온 국내화장품 업계는 꽤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일각에선 K-뷰티를 향한 중국소비자들의 열정이 쉽게 잦아들지는 않을 거라며 일단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보자고 까지 한다. 거두절미하고 참 배부른 소리다. 국내 화장품 수출 시장이 숱한 세월동안 한 국가에만 편중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작금의 사태는 오래 전부터 예고 돼 왔다고 봐야 한다.  

   

한국드라마, K-pop의 열풍으로 K-뷰티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폭넓게 퍼져나갔다. 일정 금액이상 구매시 주어지는 아기자기한 샘플, 적립 포인트로 다양한 혜택을 누리는 이색적인 경험이 중동에선 흔치 않은 모습이다. 중동 화장품 시장은 유럽명품 브랜드 및 미국 ‘세포라’가 거의 독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마스크 팩’도 흔치 않다. 월드컵과 신공항 건설로 중동 유입인구가 인종을 망라하는데도 피부타입별 기초화장품을 간편하게 구하기가 어렵다. 입소문으로 한국화장품의 매력을 접한 외국동료들은 필자가 한국을 다녀오겠노라면 화장품을 구해달라는 청을 잊지 않는다. 이제는 한국여행이 화장품 쇼핑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중동, 북아프리카, 유럽 등 여타의 화장품 시장은 상당부분 배제되어 왔다. ‘아모레 퍼시픽’이 2017년 하반기쯤에야 두바이에 ‘에뛰드 하우스’ 1호점을 낼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필자가 적을 둔 카타르에도 한국화장품 브랜드의 로드샵을 찾아보기 힘들다. 수요대비 공급률이 텅 비어 있는 상황이다. 누구라도 먼저 시작하는 자가 상당한 득을 보기 마련이다.   

   

중동은 물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및 중국 일부 지역에 걸쳐 전세계 무슬림 인구는 20억, 시장규모는 자그마치 100조원에 달한다. 고온다습한 중동기후의 특성상 여성들이 피부 관리에 쏟는 정성은 정말 유별나다. 여름이면 한낮 기온이 45도를 넘어서는 일이 다반사기 때문에 가급적 외출을 삼간다. 반면, 실내 냉방이 24시간 가동되기 때문에 실내외 온도차를 견디기 위해서 충분한 수분섭취와 피부 관리를 하지 않으면 피부톤이 금세 칙칙하게 늘어진다. 온몸을 가리고 다니는 풍습에 따라 치장하는 일에 무심할 것 같지만, 이는 오산이다. 중동 여인들은 건강한 피부톤과 선명한 이목구비를 강조함으로써 최고의 예의를 갖추기 때문에 노출이 허용된 얼굴 부위의 화장이 굉장히 화려하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알콜 혹은 콜라겐과 같은 동물 부산물이 함유된 제품을 극도로 혐오한다. 모르고 쓰다가 나중에라도 알게 되면 격한 반응을 보인다. 이것이 바로 중동진출을 장기적으로 전망하는 우리가 ‘할랄 화장품’을 필수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이유다. ‘할랄(Halal)’은 ‘신이 허용한 것’이란 의미로 무알콜, 돼지를 비롯한 동물실험이 일체 배제된 제품이다. 말하자면 ‘할랄 화장품’은 일종의 친환경, 유기농 제품으로 환경을 먼저 생각한다는 의미에서 기존 중동화장품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될 것이다.  
   

중동 시장 진출은 까다로운 투자절차는 물론 종교는 물론 문화, 기후 차이로 결코 만만치 않다. 이슬람 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고객의 니즈를 우선적으로 맞추지 않으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노력을 더하는 수고를 종교적 편견으로 합리화 한다면 우리의 안일함은 무지와 오만이란 이름을 달고 더욱 큰 위기를 낳을 것이다.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 중국의 화장품 제재가 더 큰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발 빠른 대처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종교를 초월해서 무슬림인구를 소비자로 인식해야 한다.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는 할랄 화장품을 개발해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필자는 지금껏 사막에서 숱한 기적을 보며 살아왔다. 모래를 밟고 들어선 초호화 빌딩숲과 인공섬은 늘 불가능은 없다고 말해주었다. 하늘이 내린 기회를 결코 위기로 간과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 바로 중동 할랄화장품 시장 진출의 적기다. 

지병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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